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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4.22 아티스트 / 박지윤 (1982-) 2
posted by 박과장 2012. 4. 22. 01:47

첫 음악 리뷰에 대상이 박지윤인건 우연이 아닙니다. 누가 시켜서 그래요. 박지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박지윤은 당시만 해도 그리 많지 않던 고등학생때 데뷔한 케이스입니다. 사실 음악 위주라기보다는 비주얼에 더 기댄 가수였고, 이게 꽤 센세이셔널 했었나 봅니다. 인터넷도 없던 시절에 루머 지분을 엄청나게 가지고 있었어요. 같은 고등학생이 승승장구하는게 꼴뵈기 싫었던 언니들의 분탕질이긴 하지만...


게다가 노래 못하면 가수 취급 전혀 못받던 시대에 데뷔한 터라, 가창력 논란도 많이 겪었던 뮤지션이기도 합니다. 요새는 당연시되는 립싱크 문제로도 몇번 대차게 까였을 정도니.


어찌되었건, 1집에서 '하늘색 꿈', 2집에서 'steal away' 그리고 3집에서 '아무것도 몰라요'까지 꽤 괜찮은 히트를 몇 번 건져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모든 아티스트들의 고민 하나. 박지윤은 청순한 여고생 가수로서 이미 소비될 만큼 소비 되었던거죠. 앨범 주기가 길던 당시에 3장이나 같은 컨셉으로 먹혔다는건 이제 바뀔 때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당시 박지윤의 어머니는 기존 소속사와의 계약도 끝났겠다 엄정화의 '초대'를 히트시키면서 히트작곡가의 반열에 오른 박진영(JYP!)과 계약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온 노래가 바로 이 곡, 성인식입니다.


박지윤 - 성인식

(지금 20대-30대 초반 분들은 수학여행 장기자랑에서 한번쯤 하거나 보았었겠죠)


여러분 모두 아시다시피 이 곡, 대박이 납니다. 애나 어른이나 다 따라하고. 수많은 패러디가 난무했더랬죠. 게다가 이 4집 앨범에서는 '달빛의 노래', 발라드곡인 '환상'등이 이어서 인기를 얻지요.


 다만 여기서 박지윤은 한번 더 고비를 맞습니다. 몇 년을 청순한 캐릭터로 살아왔는데 갑자기 섹시 이미지로 한방에 확 굳어져 버린거죠. 모두들 박지윤 하면 섹시하다, 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우리 박진영 사장님은 이후 두장의 앨범 역시 비슷한 컨셉을 가지고 갑니다.


박지윤 - 난 남자야


이어진 앨범 5집에서는 박지윤은 남장을 시도하면서 난 남자야, 이젠 난 남자야, 쓰레기 같은 남자야 그러니 내 마음대로 즐길거야, 라고 외칩니다. 곡 자체는 그리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박지윤이 요새 방송에서 얘기하는 것보다는 더 히트하기도 했었구요. 본인에게는 어지간히 나쁜 기억이었나 봅니다만.. 4집이 나왔던 때랑은 이미 음반시장 판도가 달라져서, 음반이 많이 안나갔다고 해서 이 활동이 실패라고 보긴 힘들다고 봅니다. 이미 5집이 나온 2002년에 대한민국은 소리바다가 짱먹고 있었어요. 본인은 이 활동이 참 싫었긴 싫었나 봅니다만....


그 다음 앨범 6집은 타이틀 곡 제목이 '할줄 알어?' 후속곡은 'DJ'. 그런데 이미 앨범이 발표되기 전부터 심의로 논란이 되고...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언플의 제왕 박진영 님의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만... 앨범이 아에 어필을 못한건 아니지만 들어간 푸쉬에 비하면 참 아웃풋이 약했다, 이렇게 평가 할 수밖에 없습니다.


 6집을 끝으로 박지윤은 박진영과 결별하게 됩니다. 이 결별에 대해서는 양쪽이 아직까지도 방송에서 하는 이야기가 다르기 때문에... 다만 박지윤은 섹시 이미지를 벗고 싶었고, 당시 GOD도 제작했겠다, 노을도 꽤 괜찮게 활동하던 때고 해서 아쉬울 거 없는 박진영도 결별하게 되었다, 라고 이해하면 편하겠네요.


 이후 박지윤은 2년정도 연기자로 활동합니다. 연기자로서 훌륭했냐하면....음.. 예를 하나 들죠. 당시에 김상경과 함께 '2004 인간시장'이라는 드라마에 주연으로 등장했었는데요, ( 물론 원작은 1981년도에 김홍신이 발표했던 그 유명한 소설입니다.) 제가 이 드라마를 아직까지도 참 좋아합니다. 내용 자체가 키치한데 박지윤의 허접한 연기가 한층 더 극을 B급으로 보이게 해서 제대로 재미를 주거든요.

 

 이대로 그저 그런 연기자로 남나 했던 박지윤이 홀연히 2009년에서야 6년만에 7집을 가지고 돌아옵니다. 앨범 타이틀은 '꽃, 다시 첫번째' 그러니까 이제 다시 1집이다, 이런 얘깁니다. 앨범을 들어보면 왜 그런 제목을 붙였는지 감이 옵니다. 기존까지 박지윤이 했던 음악과 전혀 달라요. 다른 아티스트의 음악이라고 해도 믿을 만한 곡들이 대부분입니다. 


봄눈 - 박지윤 

(7집 수록곡인 '봄눈'입니다. 루시드폴이 작사/작곡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트랙)


전체적으로 어쿠스틱 사운드가 돋보이는 이 앨범 내내 박지윤이라는 사람이 어떤 음악을 해오고 싶었는지 잘 보입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프로듀싱 방향에 따라 아이유처럼 될수도 있었겠죠. 보컬도 기존보다 많이 향상된 모습인데... 박아셀, 타블로, 루시드폴 같은 훌륭한 뮤지션들의 지원도 빛나구요.


 그리고 올해 3월, 8집 '나무가 되는 꿈'이 나왔습니다.


박지윤 - 나무가 되는 꿈


이제 박지윤은 좋다/나쁘다, 성실하다/불성실하다의 논쟁에서 벗어난 뮤지션으로 보입니다. 루시드폴 같은 뮤지션의 가창력을 가지고 시비거는 사람 없잖아요? 


추운 겨울을 이기고 기어코 꽃 한송이가 피어나는 계절입니다. 사실 누군가의 요청이 있기도 했지만 유독 모질었던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꽃들을 보고있자니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훌륭한 뮤지션으로 돌아온 박지윤 생각이 났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 많이 들려줄 것을 기대합니다. 연기는 안하셔도 될거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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