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박과장 2014. 7. 25. 02:25

비가 밤새도록 올 모양이다.


 당신이 한국에 산다면, 비 하면 여름날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봄비, 가을비, 겨울비라는 말은 따로 있어도 여름비라는 말을 따로 쓰지 않듯이, 비 하면 여름이다.

 

 요새야 소나기가 낭만 없이 스콜처럼 내린다지만, 불과 오년전만 해도 이렇지 않았었다. 예고 없이 내리긴 했지만 이렇게 낭만 없이 퍼붓진 않았다. 적당히 퍼붓는 소나기를 뚫고 손잡고 뛰어가기 괜찮았었다. 아마도 여의도였던거 같다. 직장도 안다니면서 왜 여의도에 있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추억에는 논리가 없다-내 팔목을 붙잡던 여린 손목이나, 뛰어서 빗물이 첨벙, 하고 튈때마다 내던 새된 소리, 같던 것들이 떠오른다. 


 오년쯤 되고 술 담배를 즐기다보니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해어졌는지가 잘 기억이 나질 않게 되었다. 이름을 기억은 하지만 이름을 들어도 별 느낌이 나질 않는다. 그때는 죽을 것 처럼 힘들었던게 분명한데 아무렇지도 않게 되는 것이 더 이상 신기하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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